대구 첨백당과 광복소나무
지난해 가을, 우연히 '태극기 사진 전시'를 구경했다. 행사를 주최한 의 팸플릿에 '1945.8.15. 첨백당에 소나무를 심었다'는 글귀를 읽고 의미 있는 그곳에 가보고 싶었다. 그동안 차일피일하다가 오늘에야 나섰다. 평광동은 대구에서 아직 사과를 재배하는 깊은 골짝이었다. 팔공산 올레 4길 왕건길이 지나는 코스의 어느 끝부분에 130살 먹은 첨백당이 숨은 듯 자태를 드러냈다. 고옥이 대체로 그렇듯이 수수하고 고아한 정취를 자아냈다. 재실은 동향으로 한일자형 맞배지붕에 내림지붕을 달았다. 좌우의 툇마루가 건물의 격을 높였다. 앞마당 양쪽 가장자리에는 잎을 떨어트린 키다리 은행나무가 경호원처럼 서 있고, 그 복판에 광복일 날 심었다는 소나무가 만세 부르듯 두 팔을 벌려 푸른 솔잎을 받쳐 든 형상이, 은근히..
202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