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치맥 잔치

2024. 8. 3. 08:08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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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여왕 마리아가 다니는 욱수 성당 주보 성인 축일에 지인들을 초대했다. 성당 마당에 테이블을 깔고 수백 명의 신자와 냉담자, 비신자가 모여 치맥을 즐기는 파티였다. 우리는 마리아가 소속된 레지오 좌석에서 즐겁게 지냈다.
처음 만나는 분들이 반갑고 친절하게 맞아주어 편안히 함께 자리할 수 있었다. 성당에서 제공한 네 종류의 치킨과 캔 맥주, 참이슬, 사이다, 콜라, 언 생수 등이 테이블을 풍성하게 했다. 이슬로 목을 적셨지만, 잘 먹지 않는 맥주까지 마셨다.
성당 마당에 앉아 성당에서 제공한 치맥을 먹으며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니 냉담자인 자신이 나그네 같다는 기분이 스쳐 지나갔다. 지난해 167 성지 순례를 마쳤고, 이틀 전에는 우주○ 베라노로부터 영명축일 축하를 받았는데, 오늘은 이곳의 파티를 즐기고 있으니 거시기한 마음이다. 한 지인이 "집에서도 안 오던 자식이 찾아오면 더 좋아한다"라며 위무의 말을 했다. 어쨌든 정다운 자리는 즐겁게 이어졌다.
성당 마당은 역시 달랐다. 치맥을 즐기는 동안 틈틈이 시원한 바람이 불었고 자리를 파하자 빗방울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날씨 정보에 소나기 예보가 있었는데, 치맥 파티하는 동안 하느님이 봐주신 모양이다. (2024.8.2.)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650길 81 (욱수동), 욱수 성당
이 안에 우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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