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물놀이장

2024. 7. 22. 07:12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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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좀 더워도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가급적 선풍기 돌리고 앞뒤 창문을 열어둔다. 시원하지야 않지만 지낼만하다. 그런데 요즘은 창을 열면 시끄럽다. 얼마 전부터 어린이 놀이시설이 물놀이장으로 변신했다. 깜짝 놀랐다. 무심코 지나쳤던 시설물에서 물이 펑펑 솟고 떨어지니 아이들이 경기할 정도로 좋아한다. 바라보는 나도 좋은데 뛰어노는 애들이야 얼마나 신날까. 아파트 단지에 어린이가 이렇게 많이 모이는 일도 못 보던 것이라 진풍경이다.

내 자녀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여름철 놀이기구로 리어카 목마가 인기였다. 할아버지가 리어카를 끌고 와 나무 그늘에 세워놓고 동요 카세트를 틀어놓고 애들을 유혹하곤 했었다. 물놀이장을 내려다보면서 아들에게 "손자가 오면 잘 놀겠다"라고 전화했다. 아들은 "알았다"라면서도 "우리 아파트에도 있어요" 한다. 모르는 것을 새로 배운 듯 눈앞이 환해졌다. 요즘은 원더풀 세상이다.

대구는 전국 최초로 어린이 헌장비를 세운 도시다. 1957년 5월 5일 어린이 헌장이 제정 공포되자 일 년 뒤 1958년 5월 5일 달성공원에 어린이 헌장비를 세웠다. 그때 세운 비석이 노후해 1970년 교체했다. 최초 7개항 헌장이 현재는 11개항으로 늘어났다. 지금도 어린이 헌장비는 달성공원 잔디광장에서 시민들의 사랑스러운 눈빛을 기다리고 있다. 요즘은 결혼 해도 애를 낳지 않는 부부가 많아졌다고 한다. 어린이 헌장보다 신혼부부 헌장 제정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202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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