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14. 00:12ㆍ일상다반사
어제저녁 손자가 인라인스케이트 6급 심사를 본다기에 참관했다. 9급에서 7급까지는 서류 심사로 통과했고 6급부터는 실기 심사였다. 참관석 창 너머로 바라보니 앞으로, 뒤로, 앉아 타기와 정지법 등을 보는 것 같았다. 심사 받는 어린이 중 미취학 아동인 손자가 제일 작았다. 아렸지만 콩알만 한 녀석의 타는 모습이 다람쥐같이 앙증맞았다. 내가 보기엔 무난히 통과할 것 같은데 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온다고 한다. 자신감이 뿜뿜 돋도록 심사를 통과하면 좋겠다. 나도 은퇴 전엔 운동 삼아 인라인스케이트를 탔다. 요즘은 하지 않아 피트니스와 경기용 스케이트를 클럽에 기증했다. 손자가 타는 걸 보니 아쉬움이 살짝 들었다. 함께 탈 기회가 생긴다면 새로 사서라도 같이 타고 싶다.
심사를 마치고 우리 집으로 데려와 하룻밤 재웠다. 아이가 놀다가 자정이 넘어 잠들었는데 노인네처럼 일찍 일어났다. 무슨 소리가 나길래 일어나니 아이패드로 팝송을 듣고 있었다. 녀석을 한 번 껴안고 무슨 곡이냐고 물었다. 요즘 제일 좋아하는 거라면서 내 휴대폰에 듣고 있던 'Just The Two Of Us'를 카톡에 담아준다. 이 곡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었더니 퀘나(남미의 단소) 연주곡을 찾아 듣다가 리듬이 좋아 듣게 됐다고 했다. "어이쿠, 이 녀석 무슨 음악가 자질이 있나 보다. 진짜 밉생이데이."
1박 2일 동안 학원과 놀이터로 따라다니고, 헤어샵에서 파마도 하고, 잉어빵도 같이 사 먹고, 손잡고 TV 동물의 왕국도 같이 봤다. 저녁 먹고 자기 집으로 떠난 지 한 시간도 안 됐는데 또 보고 싶은 녀석. (202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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