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Magic Of Ordinary Days를 보고

2023. 8. 16. 08:40일상다반사

728x90

친구가 카톡으로 영화 <The Magic Of Ordinary Days>(평범한 일상의 마법)를 보내왔다. 앤 하워드 크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2005년 TV 드라마로 각색한 미국 영화였다. 브렌트 쉴즈가 감독하고 케리 러셀(리비 扮)과 스키트 울리치(레이 扮)가 열연했다.

때는 1944년 미국 콜로라도, 고고학을 전공한 도시(덴버)처녀 리비가 혼외 임신한 것을 알게 된 목사인 아버지의 강요로 시골(라훈타) 총각 농사꾼 레이와 결혼한다. 생면부지 두 사람이 만나 결혼식을 올리고 진정한 사랑을 맺기까지 6개월간의 서사를 그린 러브 스토리다.

리비는 옛 연인의 목걸이를 건 채, 레이는 결혼반지를 준비하지 못한 채 결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 모두 결혼식에 2% 부족하다. 부부는 첫날밤부터 잠자리를 따로 하면서 남남처럼 지낸다. 리비는 남편 레이가 좋은 사람임을 알면서도 과거 연인을 그리워하며 그의 연락을 기다린다. 레이는 요리와 농사에 무지한 인텔리 아내를 이해하며 평범한 나날을 순애보로 이어간다. 어느 날 아내에게 온 옛 연인의 편지를 전해 주면서 레이는 괴로워한다. 리비는 미안한 마음에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출산을 계기로 리비와 레이는 진정한 사랑에 빠진다.

영화는 '세련'과 '순박'을 대비시키는 화면 구성과 배우들의 표정이 일품이다. 튀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관객의 마음에 스며든다. 스크린은 라훈타가 자아내는 한적한 농촌 분위기와 드넓은 대지는 레이의 풍요로운 마음을, 그의 집과 농장은 성실한 삶을 대변한다. 외부와 단절된 집에 전화기를 들여놓고, 리비의 관심 사항을 몰래 공부하고, 리비와 태어날 아기를 위해 풀장을 만드는 작업은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구현한다. 리비는 고고학을 기반으로 먼지 쌓인 레이 아버지와 조상의 골동품들을 정리한다. 과거의 소중함이 현재의 가치를 높인다는 것을 레이에게 일깨워 주는 모습이 그녀가 라훈타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 이유를 은연중에 반영한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변치 않는 일상이야말로 바로 진심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사랑의 열매는 마법처럼 맺어진다. 영화는 지루하거나 늘어지지 않는다. 긴장 장치로 전쟁 포로와 나비 이야기가 들어 있다. 해핑 엔딩이어서 더욱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이와 분수  (0) 2023.08.21
심신이 한가하다  (0) 2023.08.19
광복절 태극기 인증샷  (0) 2023.08.15
우리 집 개구쟁이 률이  (0) 2023.08.15
광복 관련한 이방인들  (0) 2023.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