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자족하며 보내자
2023. 2. 20. 13:51ㆍ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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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은 쌀쌀했다. 춥다는 예보도 있어 따뜻한 바지와 코드를 입고 출근했다. 햇살이 퍼져 기온이 오르자 양지는 봄처럼 따스하다. 오랜만에 하늘도 파란 미소를 짓는다.
매일 아침, 분수에 만족하고 좋은 일만 생각하며 고민 없이 살자고 다짐한다. 가끔 언짢은 일은 그러려니 하고 부러운 일에는 내 깜냥을 헤아려 자제한다. 알코올이 만든 내 안의 적들은 적당히 수비하다 하늘에 맡기련다. 한 시인은 거저 받은 옷을 평생 썼으니 주인에게 돌려준다고 했잖은가. 지난해부터 무성하던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바람을 맞으면 패션처럼 헝클어져 예술가 닮았다. 이제 무심히 여기는 일상이다.
지난 주말과 일요일 이틀 동안은 성지 순례를 하느라 등산모임 산행과 동호회 봄 번개를 불참했고, 외손자가 토셀 스타터 시험을 치는데 응원도 못 해주었다. 봄바람이 부니 이래저래 일정이 바빠지려나 보다. 오늘을 자족하며 보내자.
어느 인도 시인의 시를 다시씀 / 류시화 누가 나에게 옷 한벌을 빌려 주었는데 나는 그 옷을 평생동안 잘 입었다 때로는 비를 맞고 햇빛에 색이 바래고 바람에 어깨가 남루해 졌다 때로는 눈물에 소매가 얼룩지고 웃음에 흰 옷이 나부끼고 즐거운 놀이를 하느라 단추가 떨어지기도 했다 나는 그 옷을 잘 입고 이제 주인에게 돌려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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