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푸주옥 도가니탕
2025. 5. 23. 16:45ㆍ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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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알바 차원의 날일을 다닌다. 재미가 있더라도 소견을 함부로 나타내기가 거시기하다. 염절이 다가오는지, 허약해졌는지 땀을 뻘뻘 흘렸다. 늦은 점심으로 <푸주옥>에 들러 도가니탕을 먹었다. 도가니 뼈로 우려낸 뽀얀 국물이 짙고, 뜨겁고, 부드럽고, 구수했다. 얄브스름해진 위를 암포젤엠으로 도포하는 기분이 들었다. 물렁물렁하게 씹히는 연한 고기도 영양 만점 느낌이었고. 마치 보약 같았다면 광인이라고 여길까. 그러고 보니 푸주옥이란 푸줏간 높임말 같다. (2025.5.22.)

소 / 김용택 시인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 나오도록 울어보지만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수천만 년 말을 가두어 두고
그저 끔벅거리고만 있는
오,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이여.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
소는 여러 번 씹었던 풀줄기를 배에서 꺼내어
다시 씹어 짓이기고 삼켰다간 또 꺼내어 짓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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