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미꾸리 추어탕

2025. 5. 7. 11:02입맛

728x90

대구 중구 명륜로 13-15 (남산동)


시내 나갔다가 점심때가 지났다. 시장기가 돌아 예전에 다녔던 <미꾸리 추어탕> 집이 생각나 찾아갔다. 좁은 골목길이 몇십 년 동안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도시의 대부분 골목길이 재개발로 사라져 가고 있는데 이곳은 아직이다. 식당도 예전대로 좁은 골목길 모서리 집. 작은 대문을 들어서니 자그마한 초록초록한 정원이 정겹다. 숲의 숨결을 상상하며 실내에 들었다. 한때는 신발을 벗었는데, 신고 들어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한 무리 단체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실내는 조용하고 한산했다. 혼자 들어가려니 거시기했다.

진국(10,000원) 한 상, 양이 엄청나다.


차림표를 보고 진국을 주문했다. 튀김이 있었는데 보이지 않는다. 일손이 딸려 하지 않는 모양이다. 미꾸리는 미꾸라지 방언이다. 정읍산(産)이라는 낡은 광고가 아직 한쪽 벽에 붙어있다. 미꾸라지는 영양이 좋고 특히 가을에 맛있기 때문에 추어(鰍魚)라고 불린다. 탕은 미꾸라지 넣는 양에 따라 맛이 다르고 오래 끓여야 깊은 맛이 우러난다. 뚝배기에 펄펄 끓는 탕이 나왔다. 국물을 덮을 만큼 부추, 배춧잎, 팽이버섯 등 푹 익은 건더기가 그득했다. 뜨거운 국물을 조심스레 한 숟갈 맛봤다. 미꾸라지가 많이 들어간 듯 걸쭉하고 색깔이 짙었다. 소금을 적당히 쳤다. 뜨거워 천천히 먹었다. 푹 삶긴 건더기가 식감이 부드러웠으나 국물이 걸쭉해 시원한 맛이 모자랐다. 양도 많아 조금 남겼다. 혼자 먹는 탓도 있을 것만 같다. 장사○ 선생님과 김광석 길을 탐방하고 점심 먹으러 왔던 일이 떠올랐다. 오래됐지만, 엊그제 같다. 밥집에서도 추억을 느끼다니 이거 참. (2025.4.29.)

늦은 점심이 사진찍기에 좋았다.
튀김이 없어 반주하려면 부침을 주문해야...
단지 뚜껑에 담아놓은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누렇고 굵었다.





'입맛'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맛집, 푸주옥 도가니탕  (0) 2025.05.23
맛집, 전복명가 시지점  (0) 2025.05.13
뼈나루 감자탕 집에서  (0) 2025.04.27
교동 따로국밥을 먹으며  (0) 2025.04.25
국수 전문 맛집, 갓국수  (0)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