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통도사 구룡지에서
통도사 구룡지(九龍池)는 창건 설화를 품은 작은 연못이다. 전하는 설화로는 신라 선덕여왕 15년(646년) 자장율사가 창건할 당시 만들었다. 네댓 평의 둥근 연못이 천삼백여 년이 넘었다고 헤아리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이제는 옛날 옛적의 불법을 수호하던 독용(毒龍)은 전설로 무심히 잊히고, 독용을 대신해 관상용 물고기들이 탐방객의 시선을 잡아끈다. 연못은 하늘을 담고 구름과 전각도 반영했다. 기복을 빌며 던진 수많은 동전이 보석으로 변해 반짝반짝 빛났다. 화려한 용궁이 따로 없다. 누군가 천 원짜리 지폐로 종이배를 접어 띄워 놓았다. 염불 소리 따라 흔들리니 반야용선인 갑다. 빨간 잉어들은 마치 아름다운 용궁을 유유히 노니는 용자, 용녀처럼 보였다.지난해 홍매를 보러 갔다가 연못에서 별스러운 짓을 하는 ..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