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자연산 매운탕
내당네거리 한자리에서 수십 년간 매운탕 장사를 하는 집에 갔다. 워낙 오랜만에 갔지만, 별반 달라진 게 없어 보였다. 신발 벗고 들어간 방이 신발을 신은 채 들어가고, 헌 좌식 테이블이 새 입식으로 바뀌었다. 허술했던 시설이 한결 깔끔해졌다. 예전 그대로인 벽에 붙은 거북이 박제와 사장님 낚시 사진이 오래된 내력을 말없이 알려주는 듯했다. 식사 메뉴는 매운탕은 쏘가리, 잡어, 메기가 있었다. 잡어 아래 여백에 꺽지, 빠가사리, 뿌구리, 모래무지, 마자가 조그만 글씨로 쓰여 있었다. 잡어 종류를 적은 것이지만, 정겨운 우리말이 어릴 때 냇가에서 발을 둥둥 걷고, 모래무지를 잡아 고무신에 넣고 놀던 때가 떠올랐다. 꺽지라도 잡으면 아이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 성인이 되고부터는 접하기 어려운 이름들이었다...
202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