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 척하던 설익은 봄이 몇 번 다녀가는 동안에 꽃망울을 터트리려다 움츠린 꽃이 부지기다. 그래서 매년 아름답던 청도 농장 용매도 올봄은 몰골이 영 아니올시다다. 옆 아파트의 화려한 벚꽃이 며칠 전 내린 비로 콧대가 꺾이나 싶더니, 오늘은 자태를 뽐내느라 연분홍 꽃잎을 마구 뿌려댔다. 벚꽃의 몸짓에 발길 멈추고 꽃비를 맞아 주었다. 지하철역까지 가는 동안 네 개 꽃집도 봄을 입었다. 기어코 익은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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