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밝이술 시 한 수 옮기다
전통적으로 정월 대보름 아침 식전에는 제화초복(除禍招福)의 뜻으로 귀밝이술을 마셨다. 선조들은 귀밝이술을 마시면 사특한 기운을 물리치며, 귀가 밝아지고 좋은 소식을 듣게 된다고 믿었다. 데우지 않고 차게 마시는 것이 특징이며,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한 잔씩 마셨다. 귀밝이술을 ‘이명주(耳明酒)’라고도 했다. 나도 선조를 따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식전에 귀밝이술을 한 잔 마셨다. 차가운 술기운이 귀로 가지 않고 배꼽으로 내려가니 불현듯 매천집(梅泉集)에 실린 재미있는 詩 한 수가 생각나 찾아서 옮긴다. (2024.2.24.) 귀밝이술[耳明酒] 그대는 듣지 못하였나 / 君不聞(군불문) 용은 뿔로 듣고 뱀은 눈으로 듣는다는 것을 / 龍聽以角蛇聽目(용청이각사청목) 사물의 이치 알쏭달쏭 참으로 알기 어렵다네 /..
202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