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구름이라고 하는
무릇 구름이라고 하는 것은 뭉게뭉게 한없이 피어 오르기도 하고 급히 날아가다가 휘어 들기도 하며 아주 엷고 가늘어 흐느적거리기도 하여 산에도 길게 얽매여 있지 않고 하늘에도 머물러 있지 않아 동서남북 가는 곳마다 구속될 게 없다. 그러면서도 경각의 사이에 변화가 무상하여 사람으로서는 측량할 수 없는 게 구름이다. 느릿느릿 퍼지는 구름은 군자의 거동 같고 거두어 들이 듯 모여드는 구름은 지사(志士)의 취미와도 같은 것이다. 한창 가뭄이 들 때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은 인(仁)이라 하겠고, 오기는 왔지만 길게 머물러 있지 않으며 갈 때에도 미련도 없이 가니 이 또한 통달(通達)이 아닌가. 그리고 구름이 푸르거나, 누르거나, 붉거나, 검은 것은 모두 구름의 정색(正色)이 아니다. 오직 흰빛이 구름의 상(常)인 ..
2023.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