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벚나무와 에밀 타케 신부
벚꽃의 계절이다. 꽃이 언제 피려나 기대했더니 -대구에는- 지난주부터 피었다. 오래되지 않은 예전에는 벚꽃이 좋다고 하면, 친일이라고 몰아세운 적이 있었다. 요즘은 전국의 가로수가 벚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고, 축제까지 있으니, 격세감이 든다. 벚꽃(사쿠라)은 일본을 대표하는 꽃이다. 일시에 확 피어났다가 동시에 지는 것이 사무라이 정신과 닮았다고 한다. 흩날리는 벚꽃잎을 바라보면 마치 꽃눈이 내리는 듯한 몽환에 빠져들기도 한다. 며칠 전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안에 있는 한 왕벚나무를 보러 갔다. 느티나무처럼 우람하지는 않고 평범하며 키가 컸다. 얼키설키한 가지에 가녀린 하얀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나무 아래 '왕벚나무 자생지는 한라산이며 이를 발견해 세계에 알린 사람은 에밀 타케 신부'라는 안내판..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