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님 맞이
새벽에 눈을 떴다. 어둠이 짙게 쌓인 창밖을 바라보다 양치만 하고 차를 몰고 집을 나왔다. 정초에 궂은 날씨로 맞이 못한 해님을 뵈러 하양경관단지로 갔다. 거리의 자동차들이 무엇엔가 쫓기는 것처럼 어둠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며 달려간다. 대부 잠수교를 건너 차를 댔다. 주차장이 너무 한산했다. 새벽달은 중천에서 멈춘 듯 섰고 어스름 동녘은 한줄기 붉은빛을 잉태했다. 해님을 기다리며 강가를 거니니 오리 가족들이 푸드렁 날아오른다. 단잠을 깨웠나 보다. 신혼부부들도 여기저기서 날아오른다. 미안했다. 날이 밝아지면서 동녘의 붉은 기운이 희꾸룸하게 변했다. 저 뒤 어디쯤 해님은 바쁘게 행차 중이리라. 해님 맞이 어려울까 염려하는데 06:20 노란 이마를 내보이시다가 조금씩 조금씩 돋아나더니 환하게 웃으셨다. ..
2024.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