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천의 휴가
휴가는 마음 설레게 한다. 젊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제주에 취업해 있는 운천이 나흘 휴가를 받아 대구에 왔다. 사흘째, 들안길 ○○ 구이에서 친구 다섯이 만났다. 둘은 군위에서, 영천에서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달려왔다. 예전 같았으면 대취하는 것으로 우정을 나누었을 텐데 코로나 이후 내잔내음*으로 조근조근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노도와 같은 슬픔이 빗어낸 음주문화다. 일어서면서 신사임당 한 장씩 자진 납세했다. 언제부턴가 계산조차도 자연스럽게 신문화 대열에 들어섰다. 모처럼 ○○○ 노래방에 갔다. 운천은 가수만큼 노래를 좋아하고 잘한다. 마음을 잡아끄는 구수한 음색이 타고났다. 지그시 눈을 감고 몰입하는 모습에서 노래가 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중 사십여 분 우리 귀를 호강시켰다...
2023.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