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산보는 즐거워
오후에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려고 코미디 장르에서 〈그것만이 내 세상〉 을 골랐다. 재미있게 한바탕 웃으려고 했는데, 웃기는커녕 눈물만 훔쳤다. 알고 보면 살면서 ‘웃고 우는 게’ 모두 코미디 아니겠는가. 아무튼 충혈된 눈을 비비며 산보를 나갔다. 욱수천 어딘가에서 남천까지 걸었다. 먼 거리는 아니었다. 가끔 운동 삼아 길게 걷긴 하지만, 놀기 삼은 산보는 근래 드물었다. 산보하고 보니 심신 회복 차원의 슬로우 걷기 그런 느낌을 받았다. 바람이 찰까 입고 나온 윈드 재킷을 조금 걷다가 벗어 허리에 둘렀다. 그냥 둘레둘레 훑으며 걸었다. 안 보이고 못 보던 것이 보이기도 했다. 남천에는 새 아파트가 들어서서 경관이 달라졌다. 물오리와 왜가리는 여전히 많이 보였다. 돌아오면서 하천가에 걸린 ‘진해성 응원합니다..
2023.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