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술
처음으로 새벽 술을 마셨다. 자시(子時)가 넘었는데 눈이 말똥말똥했다. 평소에 축시(丑時)쯤 잠들 때가 많았지만, 지금처럼 속이 출출할 때는 드물었다.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다. 인근 상가를 한 바퀴 도니 모두 문을 닫았다. 심야업소가 있는 곳까지 1.5km를 걸어갔다. 밤거리는 적막강산이다. 아무도 없는데 건너지 말라고 붙잡는 적색 신호등이 고장 난 듯싶어 걸음을 재촉했다.모텔촌 입구에 빈 택시가 줄지어 섰다. 그제야 거리에서 간간이 소음이 들렸다. 불빛을 보고 주점 몇 곳에 들어가니 곧 문을 닫는다고 말한다. 한 집은 혼자라서 안 된다고 한다. 얼마 전 사고가 있었다며 이유를 친절히 덧붙였다. 하는 수 없이 밥집으로 보이는 에 들어갔다.밥집이 밤에는 주점 역할을 했다. 식사 메뉴가 안주로 충분해 ..
2024.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