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는 나의 비망록
집에 들어가기 전 우편함을 열어본다. 늘 비어있다. 아무것도 없으리라 여기면서도 습관적으로 되풀이한다. 빈 함은 허전하다. 매달 나오는 카드 청구서는 이메일로 받고, 청첩장도 이제는 카톡이 대신한다. 거기다 몇 년 전에 이사까지 하였으니 기껏해야 세금 고지서와 반송이 필요 없는 광고물뿐이다. 은퇴 전에는 우편물이 귀찮았는데 지금은 고지서조차 반갑다. 어차피 납부해야 할 것이니 배척할 이유가 없다. 빈 우편함이 마치 ‘나는 빈 깡통이다’라며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은퇴하면 남는 것은 시간이라더니 정말 그랬다. 정년퇴직하고 자기 보상 차원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나니 어느새 시간만 부자인 것이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작은 회사에 다닌다. 얼마 전부터는 티스토리(블로그)를 만들어 사진과 잡문을 게시하면..
2022.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