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의 빨간 고추
텃밭에 도열한 빨간색 고추가 아침 햇살을 받아 너무 예쁘고 경이롭다. 고춧대 윗부분에 달린 놈은 싱싱한 녹색인데 아랫부분만 빨갛게 익었으니 말이다. 고추가 햇볕을 받으면 어느 녀석이 먼저랄 것 없이 무작위로 붉어지는 줄 알았는데, 밑에서부터 위로 익어가다니. 이런 광경을 처음 본다. 아침 일찍 텃밭에 나와 고추를 보듬어 주는 할머니의 마법의 손길 때문이런가. 그것참, 신기해 기웃거리니 할머니가 -텃밭에- 들어와서 보란다. 가까이 다가가 "고추보다 할머니가 더 예쁘시다"고 인사하니 함박웃음을 크게 지으신다. 음양오행에 빨간색은 가을을 상징한다는데, 매서운 붉은 고추가 무더운 찜통 여름을 몰아낼 날도 멀지 않았겠다. (2024.8.3.)
2024.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