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묻은 양털 봄이불
* 도인은 마음 공부를 즐기나 범부는 형태를 좋아한다. 눈에 보여야 생각이 겨우 미친다. 모처럼 하늘답다. 새파랗고 구름도 뭉실뭉실 한가롭다. 범부는 구름을 두고 상상한다. 곰 같다거나 토끼 같다거니 용이라며 맘대로 그린다. 아무튼 오늘 구름은 “때 묻은 양털 봄이불” 같다고나 할까. 봄이란 말의 어감은 여성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을 머금은 말이다. 봄아지랑이, 봄비, 봄나비, 봄나물, 봄밤, 봄하늘, 봄바다, 봄바람, 봄동산, 봄나들이, 봄노래, 봄잔치, 봄놀이, 봄처녀, 봄맞이 등 "봄"이 붙은 말엔 봄의 향기와 더불어 새롭고 신선한 맛이 감돈다. (양명문의 '봄의 축제' 중에서) 봄, 봄. 봄이 왔다.
2023.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