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현 식당의 옻닭을 먹으며
지인과 점심 먹으려고 옻닭집으로 유명한 에 갔다. 이 집의 옻닭을 먹으러 다닌 지도 삼십 년은 넘은 것 같다. 오랜만에 찾아간 식당은 외형상으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있다면 주변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서 상전벽해가 됐고, 식당도 재개발 지역에 포함돼 이전해야 할 처지라는 것뿐이었다. 사장 아들이 도로 앞에서 주차 관리를 하고 있었다. 그도 중년이 훌쩍 지났다. 돈을 엄청나게 벌었을 텐데 복장이 검소했고 'ㄱ'자 한옥인 식당은 헌 집이 됐다. 마당에 들어서니 큼직한 액자 두 개가 눈에 들어온다. 예전부터 부엌 바깥에 걸렸는데 빛이 바래고 낡았다. 하나는 시혜종덕(施惠種德), 다른 하나는 수여산 복수해(壽如山 福隨海)다. 전자는 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라는 채근담에서 따온 글귀*이고, 후자는 산처럼 장수하고 ..
2024.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