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시간과 장소가 없다
15일(현지 시각) 네팔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향하던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가 추락하여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72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십 년 전, 네팔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갈 때 예티항공을 탔다. 초록색 띠가 선명하게 그려진 프로펠러 여객기였다. 공항과 비행기가 작고 후졌지만, 비행은 아름다웠다. 포카라로 가려면 히말라야 고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날아간다. 오른쪽 창가에서 바라보는 히말라야 고산의 하얀 풍광들이 무아지경이었다. 그때는 천국이 있다면 히말라야에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황홀감에 잠겨 있을 때 가슴 철렁한 순간이 한 번 있었다. 히말라야 기류 변화에 따른 급속 하강이었다. 갑자기 비행기가 아래로 뚝 떨어지다 덜컹 서는 듯한 체험이었다. 승무..
2023.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