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지 한 바퀴
따사로운 봄볕을 쬐며 남매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나뭇가지마다 봄색의 움이 새로 돋아났고 성급한 녀석들은 때 이른 꽃을 피웠다. 산책로에 파헤쳐진 흙에서도 봄 기운이 느껴졌고, 처음 보는 장식물들은 시선을 끌었다. 봄 마중 나온 상춘객은 일행과 소란스럽게 걸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북쪽 수변에 조성한 세계 연(蓮)꽃 단지. 첫해는 성공적이었다. 이후부터 관리가 소홀해져 보기 딱했다. 거기다 수생 식물의 번식이 빨라 호수의 반을 뒤덮는 바람에 수면도, 보는 사람도 갑갑증에 걸렸다. 이제 말끔히 정비되어 개운했다. 이참에 무용한 데크도 가려내 철거한다면 호수의 얼굴이 더욱 훤칠하겠다. 십삼 년 전, 한 해 꼬박 새벽 호수의 사계를 눈에 담았다. 각별하게 정(情)든 남매지. 공원화가 추진되면서 주변 모습이 ..
2023.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