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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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의 손톱달
이른 아침인데 달님이 동녘 하늘에 머무르고 있다. 인드라망* 그물에 걸렸나. 갈 길이 먼데 다리가 아픈지, 게으름을 피우는지…. 아! 손톱 깎느라 늦었구나. * 인드라망(因陀羅網): 그물망의 불교 용어로 부처가 세상 곳곳에 머물고 있음을 상징하는 말. 인드라(인타라)가 사는 궁전에 쳐져 있는 보석 그물. 수많은 그물코 하나하나에 보석이 달려 있어도 서로 마찰 없이 빛난다는 것으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관계하면서도 서로 마찰 없음을 비유한다. 인타라망, 인타라주망.
2023.01.19 -
손톱달도 월드컵 시청했나 봐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은 아르헨티나가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를 꺾었다.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이뤘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도 소원을 성취했다. 경기를 직접 관람한 루사일 스타디움의 팬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을 것 같다. 관중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새벽까지 중계된 감동의 장면들을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동이 트는 아침. 그믐달도 밤새워 중계를 보고, 졸고 있는지 중천에서 갈 길을 멈추었나. 난 그래도 출근을 서둘렀다.
2022.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