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천북굴단지와 홍성 스카이타워에서
지난 크리스마스, 세 시간 반을 달려 보령 천북굴단지에 갔다. 우리나라 굴 중에서 젤이라는 천북 굴을 맛보면서 친구들과 석양배하고 하룻밤 보내려는 거다. 주차장과 도로까지 차들이 점령해 통행하기조차 불편했다. 말로만 듣던 유명세가 허언이 아니었다. 축제 기간은 끝났는데 크리스마스 휴일 나들이객이 차산인해(車山人海)를 이루었다. 예약한 숙소에 먼저 갔다. 굴단지에서 가장 높은 언덕배기에 자리 잡은 숙소는 넓은 주차장이 시원하게 비었다. 외벽에 달라붙어 얼기설기 엮인 청라의 줄기가 해풍에 휘날리는 여인의 긴 머리카락 같았다. 인상적이었다. 방에 들어가니 창가 풍광이 끝내 주었다. 수평선에 안면도가 시커멓게 막아섰지만, 망망한 대해는 그지없었다. 바다 한가운데 반짝이는 윤슬을 바라보며 공상하는 동안 벗들이 다..
202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