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포 바닷가에서
객지에 사는 네 친구 부부가 만났다. 서울 사는 친구를 구미와 동대구역에서 각각 픽업해 감포에서 모였다. 서울에서 차를 가지고 오려는 것을 말려 한차를 탔다. 펜션에 여장을 풀고 바닷가를 거닐었다. 하늘은 쾌청, 바람은 잠잠, 푸른 바다는 잔잔했다. 수평선은 옅은 회색 띠를 둘렀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그은 듯했다. 넓디넓은 바다로 어선 한 척이 나아갔다. 평화롭고 한가하다. 멀리 척사항의 빨간색 조형 등대*가 눈길을 끌었다. 등대에 에밀레종 형상을 넣었다. 바닷가를 조금 더 걸으니, 갯바위에 통통하게 살 오른 갈매기들이 떼 지어 한곳을 바라보고 있다. 신기하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삶의 한 방편이다. 한곳을 바라보는 이유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앉기 때문이다. 반대로 앉으면 깃털이 뒤집혀 넘어진다...
202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