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 마을의 바구니배

2023. 7. 12. 18:48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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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과 호이안 경계 지점쯤에 야자수가 많아 코코넛 마을로 불리는 깜탄(Cam Thanh) 마을이 있다. 주차장에서 기념품 가게가 즐비한 도로를 지나 바구니배를 타러 가면, 종사자들이 '어서 옵쇼,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 인사와 함께 앰프에서 귀청이 따갑도록 흘러나오는 귀에 익은 트로트 가락에 우리나라인 듯한 착각에 빠져 어깨가 절로 들썩거린다.
투본강 지류, 갯골에 대기한 수많은 바구니배 중 하나에 두 사람씩 올라타면 사공이 배를 조정해 하류까지 다녀온다. 50여 분 동안 배끼리 장난치듯 충돌하고, 함께 무리 지어 목청 높여 '내 나이가 어때서. 황진이, 무조건, 빵빵' 노랠 부르고 바구니배 쇼가 펼쳐진다. 뱃놀이가 마치 초등학교 운동회처럼 달아오른다. 흥을 돋우는 현지 쇼맨들에게 여기저기서 물 묻은 노에 1달러 지폐를 달라붙여 팁으로 전달한다. 강바람에도 떨어지지 않는다. 쇼맨도 사공도 힘든 티가 없고 유쾌하다. 강상의 유흥이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은 느낌이었다.
 
바구니배는 대나무를 직경 2m 정도로 엮어 안팎에 소똥과 회반죽을 도포하여 말린 후 배 안쪽에 자우러우 나무 수액을 7번 바르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자우러우 수액은 송진 기능이 우수해 강력한 방수 기능과 직사광선으로부터 배를 보호한다. 배 무게는 100kg에 불과하나 적재하중은 1톤에 달해 성인 3~4명이 타도 안전하다. 코코넛 마을에는 1,100척이 넘는 바구니배가 한국인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고기잡이보다 관광사업이 생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손이 부족한지 주부들도 사공으로 일했다. 미케 해변에서 운이 좋으면 바구니배가 실제로 고기 잡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투본강에 까맣게 떠 있는 바구니배의 관광객이 모두 한국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기잡이배가 어느 날부터 관광용으로 용도가 전환됐다. 총명한 한국인(현지 가이드)들이 '바구니배 관광 상품 개발'의 진짜 주역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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