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8. 11:26ㆍ여행의 추억
오행산은 석회암,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다섯 개의 산(木, 火, 土, 金, 水)으로 마블 마운틴(대리석 산, Mable Mauntain)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중에 水산에 위치한 천연 동굴을 들어갔다. 동굴은 거대하고 통로가 미로처럼 나 있다. 통로를 따라 천국과 지옥을 만들어 놓았다.
베트남 전쟁 당시 동굴에 베트콩*이 은신해 있는 것을 알고 미군이 들어갔다가 몰살당했다. 동굴의 중앙 광장에 영령대(英靈臺)가 세워져 있었다. 벽화가 북베트남軍을 추모하는 것으로 보였다.
동굴을 들어서면 좌우 벽면에 영혼의 세계인 명부(冥府)의 판관이 나타난다. 돋을새김 한 조각이 범상치 않아 옷깃을 여미게 한다. 중앙 광장에 도착하면 더 깊은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지옥, 꼭대기로 올라가는 길은 천국이다. 먼저 지옥으로 갔다. 조명이 어둡고 인간이 고초를 겪는 정경이었다. 천국은 꼭대기의 뚫린 구멍으로 빛이 들어오고, 부처와 보살들의 형상을 컨셉으로 했다. 장식물을 보면서 가파른 경사도의 벽면에 형상을 조각한 석공들의 노고가 짐작되었다. 지옥의 끝은 동굴 벽으로 가로막혔고, 천국은 다낭 시가지가 내려다보였다. 현재 사는 세상이 천국이라는 뜻이 아닐까. 왔던 길을 다시 돌아나와 동굴을 빠져나왔다.
천국과 지옥 가는 길이 별판 다르지 않았다. 가파르고 비좁아 교행조차 조심스러우니 인간의 삶과 다름없다. 지옥의 끝인 막힌 동굴 벽은 자궁을 떠오르게 하는 형상으로 재탄생을 의미한다면, 천국은 외부의 빛이 쏟아져 들어와 구원을 상징하는 듯했다. 선악의 윤회를 느껴보는 탐방이었다.
* 베트콩(Vietcong) : 남베트남에 살면서 북베트남을 지지하는 저항군. 베트남 공산주의자라는 뜻으로, ‘남베트남 민족 해방 전선’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여행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낭 대성당(핑크 성당) (0) | 2023.07.11 |
---|---|
APEC 공원과 3D 아트 센터 (0) | 2023.07.08 |
다낭의 미케 비치 (0) | 2023.07.07 |
다낭의 해수관음상 (0) | 2023.07.07 |
다낭의 영응사(영흥사) (0) | 2023.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