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7. 06:12ㆍ일상다반사
일찍이 선배들로부터 '일능이표삼송'이라 들어왔다. 식용 버섯으로는 1등이 능이버섯, 2등이 표고버섯, 3등은 송이버섯이라는 것이다. 미식가는 송이를 최고로 치지만, 농장 재배가 어렵다. 재배가 가능한 표고버섯은 키워본 경험이 있어, 오늘 친구 농장에서 표고 종균 작업을 했다.
지난 겨울철에 미리 준비한 참나무 원목에 접종할 성형 종균 3판을 샀다. 표고 전용 드릴 날로 참나무에 구멍을 뚫었다. 원목 굵기에 따라 10cm 간격으로 한 줄에 아홉 개 내지 열 개의 구멍을 냈다. 이어서 구멍에 종균을 접종했다. 접종이래야 사 온 성형판의 종균(담배 필터 정도 크기)을 하나씩 뽑아 구멍에 끼우고 빠지지 않게 꾹 눌러주는 것이었다.
준비한 원목이 많았나 보다. 작업하다 보니 종균이 모자랐다. 눈대중으로 파악하니 성형 종균이 1판 정도는 부족해 보였다. 추가로 사야 하기에 작업한 나무는 임시로 장작 쌓기를 하고 일을 마쳤다. 일하는 요령이 부족했던지 팔다리가 뻑뻑 지끈했다. 종일 근력 운동한 셈이다.
앞으로 그늘막을 치고 수분 관리를 잘해, 가을에 세우기 작업을 하면 표고가 식탁에 오를 거다. 저녁 먹고 나니 사위가 깜깜했다. 서녘 하늘에 초승달과 개밥바라기가 떴다. 나도 모르게 은밀한 소리를 냈다. 멍멍. 유년 시절의 그리움이었다. (2023.3.26, with: 인산, 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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