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

2022. 12. 15. 14:34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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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지금 육아 휴직 중이다. 반년 정도 지났는데 생각보다 아이를 잘 돌본다. 애가 어린이집에 갔거나, 잠을 자는 시간을 활용해 집에서 레고(LEGO)를 조립하는 모양이다. 취미 삼아 한다고 했다. 지난달, 우리 집에서 틈틈이 시간을 내 ‘레고 람보르기니 시안’을 조립했다. 나는 레고가 어린이 장난감용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때 아들이 조립하는 것을 보고 성인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조립 부품들이 실물 설계처럼 정밀하고 빈틈없이 세밀해 정말 놀랐다.

얼마전 아들네 집에 들렀다. 스타워즈 우주선을 조립했다기에 보여달라고 했다. 7,541개 피스를 조립한 ‘레고 밀레니엄 팔콘’을 보니 스타워즈 영화와 우주선 선장인 해리슨 포드의 멋진 모습이 아련히 떠올랐다. 동시에 레고사의 놀라운 제품에 대해 경외심까지 느껴졌다. 진열장에는 다른 조립품들도 보였고, 포장을 뜯지 않은 ‘타이타닉 박스’가 주인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천 개 조각을 정확히 조립하려면 집중력과 몰입도가 높아야겠고 완성하면 만족감 또한 크겠다. 어쩌면 레고 조립이 아이 돌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아이를 돌보려면 꼼꼼히 살펴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으며, 탈 없이 하루를 지켜냈으면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것처럼. 육아로 지치는 심신을 레고로 달랠 수만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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