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국숫집, 순이 국수

2025. 6. 11. 07:01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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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이 필 때면 돌아온다던/ 내 사랑 순이는 돌아올 줄 모르고/ 서쪽 하늘 문틈 새로 새어드는 바람에/ 떨어지는 꽃냄새가 나를 울리네/ 가야 해 가야 해 나는 가야 해 순이 찾아가야 해/ 가야 해 가야 해 나는 가야 해 순이 찾아가야 해/ 누가 이런 사람을 본 적 있나요/ 나이는 십팔 세 이름은 순이 (나훈아 노래, 18세 순이)

대구 달서구 달구벌대로305길 41(용산동)


도시철도 죽전역과 용산역 중간 그 어디쯤, <순이 국수>가 있었다. 기다리는 훈아 오빠를 잊은 채 국수 장사만 매진했나 보다. 이곳으로 이전해 온지도 일 년 반이 넘었다고 한다. 12:30에 도착해 15분을 대기해 입장했다. 줄을 서 기다리는 동안 창밖의 남자로서 창 안을 들여다보니 거의 만석이다. 의자가 40개, 4인석 8개, 2인석 2개, 1인석 4개다. 굳이 따지면 유아용 1개가 더 보였다. 대기자 번호표가 없는 데도 각자 알아서 입장 순서를 잘 지켰다. 유리창에 영업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토요일, 공휴일은 오후 2시 30분까지.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고, 일요일은 휴무한다고 써 붙여놓았다.

밖에서 본 실내, 거의 만석이었다.


멸치국수(잔치국수, 6,000원) 둘과 맛보기용으로 꼬마김밥(1,000원) 하나를 주문했다. 또 15분 뒤 음식이 나왔다. 기다리며 바라보니 주방 3명(국수, 김밥 등, 설거지) 홀 서빙 1명이다. 서빙 아줌마가 순이 같아 보였다. 느긋하고 미소를 잃지 않는 고수 모습에 그런 듯싶었다.
꼬마김밥이 먼저 나왔다. 네 조각이다. 두 명이 맛보기에 알맞았다. 재료는 단무지, 지단 등 평범했다. 국수는 곱빼기가 아닌데 양이 엄청났다. 멸치 육수의 구수한 내음이 풍겼다. 요즘은 국수 메뉴가 다양해 멸치 육수 맛이 흔치 않다. 정통의 국수 맛이었다. 꼬마김밥 두 조각을 먹은 데다 국수 양이 많아 국물은 반이나 남겼다. 양이 조금 적었다면 더 맛있게 먹었을 것 같다. 국수 마니아들이 <순이 국수> 앞에 긴 줄을 서는 이유가 후한 인심(곱빼기 가격 동일, 공깃밥 셀프, 아기 국수 무료) 덕분인지, 멸치 육수의 바다 내음이나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기 때문인지, 국내산 김치 맛에 반해서일까? 아니면 인기 가요 '18세 순이'의 매혹적인 가락의 영향력은 아닐는지 모르겠다. (2025.5.10.)

꼬마김밥, 1,000원.
멸치국수, 6,000원.
메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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