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를 달래 준 동화사
계속된 경기 침체로 회사가 어려워져 이번 달부터 휴직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막일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일해온 터라 할 일 없는 것이 따분하다. 은퇴 후 재충전 시기가 있었지만, 쉰 적이 없다. 나이는 실업기(失業期)에 도래했지만 용도폐기 된 느낌이 들어 의기소침하다. 읽던 책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다. 하루 스물네 시간, 직장 하루는 짧았는데 지금은 두 배나 길다니 무슨 조화인가. 이래서 채근담에 ‘일 없을 때는 마음이 어둡기 쉬우니 마땅히 고요한 가운데 밝음을 비추라’라고 했는가. 만사는 마음먹게 달렸으니, 이제부터 하루는 놀고 다음 날은 쉬기로 작정하자. 무료를 달랠 겸 동화사로 차를 몰았다. 경내를 한 바퀴 둘러보고 금당선원으로 갔다. 선원은 스님들의 수행 공간이다. 일..
202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