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6. 00:44ㆍ여행의 추억
현재 대구의 3대 백화점은 신세계, 현대, 대백프라자이지 싶다. 식사하러 갈 때 외에는 백화점 쇼핑을 다니지 않아 내부를 자세히 알지 못한다. 얼마 전 Y 교수님을 따라 대구 도심의 근대 문화유산 답사를 하면서 중구 서문로에 있는 <무영당> 건물이 일제강점기의 백화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구 최초의 백화점은 1932년 일본인이 지은 이비시야(イビツヤ)다. 2년 뒤 1934년 미나카이(三中井)가 지어졌고, 1937년 9월 15일 한국인 이근무 씨가 쇼윈도를 갖춘 <무영당>을 창립했다. 그 건물이 옛 모습 그대로 아직 남아 있다. 이비시야는 4층 철근콘크리트로 여러 차례 대수선해 원형을 소실했고, 대구 최초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5층 미나카이는 1984년 철거됐다. <무영당>은 처음에는 서점으로 출발해 백화점으로 발전했다. 도서, 악기, 식료품 등 다양한 물품 판매뿐만 아니라 전시회, 음악회 등을 열어 대중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했다. 시인 이상화와 화가 이인성 등 지역 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도 했다고 한다. 2020년 지자체에서는 대구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근대 문화유산을 보존하려고 역사적 건축물을 매입해 왔다. 무영당도 그중의 하나로, 카페, 잡화 의류, 전시 공연, 루프탑 라운지 등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재탄생시켰다. 5층에 창립자의 방도 재현해 무영당의 오랜 역사를 전해 주고 있다고 한다. 다른 일정으로 내부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Y 교수님의 해박한 해설을 경청하며 청라언덕을 둘러본 후 서문로까지 걸어 <무영당> 건물 앞에 섰다.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까막눈인 탓에 그동안 역사적 근대 문화유산을 알아보지 못했다. 가끔 건물 앞을 지나다니면서도 노후한 건물로만 치부하였으니 겸연쩍다. 세상일을 다 알 수는 없다. 관심을 두고 눈을 돌려 살피고 귀를 열면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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