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맛집, 고마운 국밥국수

그러려니하며살자 2025. 5. 27. 08:25

대구 남구 영선시장1길 22-2 (대명동)


대구 가톨릭문화관 뒤편(영선시장 입구)에 <고마운 국밥 국수> 집이 있다. 골목길의 수더분한 식당이다. 몇 번 가려고 벼르다가 여의치 않았던 중 기회가 생겨 친구와 둘이 갔다. 11:20에 점심시간 치고는 이르렀지만, 4인석 6개의 탁자가 다 찼다. 이 시각에도 붐비는 국숫집이 놀라웠다. 메뉴판의 메뉴가 다소 생소해 사장님께 물어, 직화불고기국수와 팔백탕면(속칭 고기국수) 두 가지를 하나씩 주문했다. 이른 시간인 데도 손님이 만석인 집을 신기해 하는 동안 국수가 나왔다. 양이 푸짐하고 겉보기가 먹음직했다. 앞접시를 얻어 두 가지 국수를 차례로 말아 덜어 먹었다.

겉보기에 계란 지단, 깨, 김 가루 등 재료를 아끼지 않고 풍성하게 넣었다. 팔백탕면(고기국수)은 면이 조금 굵고 간간했다. 돼지고기를 얇고 큼직하게 썰어 넉넉하게 넣었다. 국물이 걸쭉한 듯 텁텁한 막걸리 향(?) 같은 시골 맛이 풍겼다. 직화불고기국수는 잔치국수의 가는 면이었고 구수했다. 깨를 많이 넣어선지 먹을수록 고소하고 깔끔했다. 돼지고기를 불에 구워 잘게 부수어 듬뿍 넣었는데 불맛이 나면서 씹히는 맛이 입맛을 사로잡아 끌었다.

이른 점심을 먹는 데다 국수 양이 많아 고기국수는 조금 남겼다. 친구와 맛 품평을 하니 직화불고기국수가 입맛에 맞는다고 했다. 식당을 나오니 밖에 대기 손님이 많았다. 그들이 오후 한 시쯤 되면 재료가 소진돼 장사가 끝난다고 수군댔다. 이런 국숫집 같으면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 와 보고는 두세 번 오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만 같았다. 장사 잘되는 집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좋은 의미로- 남다르게 사는 삶이 성공하는 것 같다. (2025.5.25.)

직화불고기국수 (7,500원)
팔백탕면(고기국수) 8,500원.
겉들이
메뉴판. 소식하는 우리 두 명은 국수 하나에 만두를 주문하면 좋았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