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포항 죽도 시장 맛집 대화식당

그러려니하며살자 2024. 12. 1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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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 와서 점심 먹으러 포항 갔다. <대화 식당>은 '허영만 백반 기행 84화'에 소개된 죽도 시장 보리밥 맛집이다. 2021년도 5,500원 가격 때부터 몇 번 다녔는데, 현재는 7,500원이니 물가가 오르긴 올랐다. 그럼에도 가성비가 높아 여전히 손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시장 골목 안 식당에 도착하니 13:15, 대기 손님이 긴 줄을 이었다. 줄 서서 좁은 골목 천장에 매단 현수막을 봤다. "맛이 경쾌합니다. 큰불처럼 일어난 이유가 있습니다"라는 글귀와 고등어구이, 보리밥, 마약 김밥 3종 메뉴가 큼직하게 쓰여 있어 눈에 띄었다. 기다리든 순서가 돼 보리밥을 주문하고 식대를 먼저 냈다. 이모가 78번 쪽지를 주면서 별관에 가서 기다리란다.

별관은 10여m 떨어져 있었다. 손님이 많아 점포를 확충했다. 별관 이모는 전기밥솥의 밥만 퍼주고, 반찬은 본점 주방에서 배달해 주는 시스템이었다. 별관도 좌석이 다 차고 빈자리가 하나, 번호 쪽지를 탁자 위에 올렸다. 그렇게 하도록 안내돼 있었다. 이모가 주는 숭늉을 마시며 잠시 기다리니 주문한 보리밥이 배달됐다. 옛날 오봉인 양은 꽃 쟁반에 된장찌개, 콩나물, 열무김치, 고등어구이, 양념게장 등 아홉 가지 찬이 놓였다. 별관에서는 비빔 그릇에 쌀밥과 보리밥을 반씩 담아 제공했다. 푸짐해 좁은 테이블이 꽉 찼다. 비빔 그릇에 나물을 넣어 탁자에 비치된 고추장과 들기름을 쳐서 쓱쓱 비볐다. 집에서 먹는 맛과 비슷했는데 은근히 맛있었다. 비빈 보리밥이 된장찌개와 잘 어울렸다. 딱 부러지는 맛이 아닌데도 빈자리가 생기면 바로 새 손님이 차니, 현수막 글귀처럼 다 이유가 있긴 있나 보다.
식당을 나와 구경삼아 수산물 공판장에 들렀다가 숙소에서 먹을 막회를 이만 원어치 샀다. 아지매가 손 인심이 좋아 엄청 많이 주었다. 그런데다 이목구비가 진짜로 뚜렷해 "젊을 때 한 인물 하셨겠다"고 인사했더니 한 움큼 더 집어 주었다. (2024.12.3.)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11길 6-7, 죽도시장
점포 4칸 중 1칸이 본점으로 불리는 주방(분홍색 플라스틱 세숫대야는 돈통)
반찬이 모두 맛있었다.
보리밥 싫은 손님은 쌀밥만 달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