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순두부짬뽕 동궁 황리단길점
그러려니하며살자
2024. 12. 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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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시내를 걸어 다니면서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혼자 다녀선지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 점심때를 놓쳤다. 시장기를 느낄 즈음 눈에 띄는 것이 쌈밥집과 황남빵뿐이어서 무작정 걷다가 이색적인 중식당 간판 <순두부짬뽕 동궁>을 발견했다. 순두부 맛도 보고 짬뽕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증명이라도 하듯 연예인들이 면치기 하는 각종 사진을 출입구에 붙여 놓았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밥때가 지나 넓은 홀에는 연인 한 쌍만 조용히 식사 중이었다. 자리를 안내한 여종업원이 '시그니처 메뉴가 순두부 짬뽕'이라기에 그것으로 달라고 했다. 한참 기다렸더니 로봇이 음식을 가져왔다. 그릇에 짬뽕 국물과 순두부가 들었고 고명으로 계란프라이 한 개가 얹혔다. 평소 보지 않은 음식 모양에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숟가락으로 국물과 순두부를 먼저 한 술씩 떴다. 젓가락으로 국물이 튀지 않도록 조심스레 저었더니 연두색 면이 딸려 올라왔다. 부추로 즙을 내 반죽한 면이라고 했다. 국물은 칼칼한 짬뽕 맛이었고 순두부는 구수하고 고소했다. 식당에 들어올 때 예상한 것처럼 짬뽕 맛과 순두부 두 맛이 한 그릇 안에 공존했다. 국물을 다 먹어 갈수록 짬뽕 맛보다 순두부 맛이 더 느껴졌다. 평소 먹어본 두 맛이 익숙하지만, 중식당 메뉴로는 독창적이었다. (2024.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