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
* 慶州 南山 塔谷 磨崖佛像群
* 보물
* 현지 안내판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은 높이 10m, 둘레 30m에 달하는 큰 바위의 네 면에 새겨진 34점의 조각들이다. 불상, 보살상, 천인상, 공양상, 사자상, 마애탑 등이 바위의 각 면에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이 계곡은 입구에서 마애탑 두 개가 먼저 보이기 때문에 이 골짜기를 탑곡 혹은 탑골로 부른다.
바위의 면적이 가장 넓은 북쪽 면에는 9층 탑과 7층 탑이 있다. 두 탑 사이에는 불좌상이 있고, 각 탑의 아래쪽에는 사자상이 한 구씩 있다. 동쪽 면에는 불상을 중심으로 보살, 천인, 승려, 금강역사 등을 주변에 배치했다. 남쪽 면에는 감실처럼 파서 그 안에 삼존불을 새겼고, 삼존불 옆에는 별도로 만들어 세운 입체적인 보살 입상이 있다. 보살 입상의 반대편에는 상체만 새겨진 나한상이 있다. 이곳에는 목조 구조물의 혼적과 복원된 3층 석탑이 있다. 바위의 서쪽 면에는 버드나무와 대나무 사이에는 불좌상이 새겨져 있다.
이 불상군은 불상의 부드러운 형태, 미소를 머금은 얼굴 조각 등으로 미루어 7세기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조각에 나타난 기법이 다양하여 조성 시기에 대한 이견이 많다. 한편, 바위의 네 면에 불상이 새겨져 있어 이것을 사방불(四方佛)로 보기도 한다. 일제강점기에 이곳에서 '神印(신인)'이라고 새겨진 기와 조각이 발견되어 이곳을 신인사(神印寺) 터로 추정하고 있다.
* 답사 메모 : 탑곡 마애불상군은 옥룡암 대웅전 남쪽 뒤편에 있었다. 현지 안내판을 자세히 읽은 후 마애불을 살펴보니 조각상이 눈에 잘 들어왔고, 뚜렷하지 않은 상들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남쪽 면 감실의 삼존불 밑을 자세히 보니 와불이 길게 누워 있다. 삼존불이 마치 와불 위에 앉은 것처럼 보여 파격적이다. 서쪽 비탈면에 서서 암벽을 바라보니 마애불상군 자연석이 동물(개?)의 머리 같이 생겼다. 암벽 뒤로 통일신라 때 조성한 삼층 석탑이 하나 복원돼 있었고, 다른 탑을 세웠던 바닥돌의 흔적도 남아 있어 경주 남산은 불국정토를 꿈꾸었던 신라인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더니 과연 그러하다고 느껴졌다. (202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