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언덕 「동무 생각」 노래비
<청라언덕>에 가려고 2호선 '청라언덕역'에서 내렸다. 3호선과 환승역인 청라언덕역은 당초 '신남역'이었는데 시민 제안으로 역명이 바뀌었다. 제안 시민이 임○태로 그는 대구시로부터 최우수 시민제안상을 받았다. 청라언덕은 역에서 동쪽으로 500여m 지점에 있다. 과거에는 동산(東山)으로 불렸던 야트막한 산으로 대구 중심이었던 달성토성의 동쪽에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당시에는 공동묘지나 민간의 배설물 매립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지금처럼 새롭게 변모한 것은 1898년 미국인 선교사 아담스와 존슨이 학교와 병원을 짓고, 1910년경 들어선 선교사 스윗즈, 챔니스, 블레어 주택에 뒤덮인 푸른 담쟁이덩굴의 이국적 정취로 청라(靑蘿)언덕이라 불리게 됐다.
2009년 6월, 선교사 챔니스 주택과 블레어 주택 사이에 「동무 생각」 노래비가 세워졌다. 우리나라 최초 가곡으로 알려진 「동무 생각」은 청라언덕 아래 계성학교를 다녔던 박태준이 음악 교사가 되어 마산 창신중학교에 재직할 때 국어 교사인 이은상에게 첫사랑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사연을 들은 이은상이 작시하고 박태준이 곡을 붙여 1922년 탄생했다. 노래비에는 1절 가사만 새겨져 있으나 4절(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 있다.
1절(봄)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제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2절(여름)
더운 백사장에 밀려 들오는/ 저녁 조수 위에 흰 새 뛸 적에/ 나는 멀리 산천 바라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저녁 조수와 같은 내 맘에/ 흰 새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 위에 떠돌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3절(가을)
서릿바람 부는 낙엽 동산 속/ 꽃진 연당에서 금어 뛸 때에/ 나는 깊이 물속 굽어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꽃진 연당과 같은 내 맘에/ 금어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뛰놀 적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4절(겨울)
소리 없이 오는 눈밭 사이로/ 밤의 장안에서 가등 빛날 때/ 나는 높이 성궁 쳐다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밤의 장안과 같은 내 맘에/ 가등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 위에 빛날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참고로 노래비에 새겨진 7째 연,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는 본래 가사에는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제'에"로 돼 있다. (2024.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