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스시(초밥)를 먹으며
밤 10시, 세꼬시나 순대, 족발을 사려고 이마트에 갔다. 한 개도 남김없이 다 팔려 매대가 싹 비었다. 이 시간쯤에는 할인율이 높아 가끔 샀는데 오늘은 닭강정마저 싹쓸이됐다. 금요일에다가 주변에 새 아파트가 완공돼 입주민이 늘어난 탓이지 싶다. 하는 수 없이 원하는 안주는 아니었지만, 세 개 남은 스시 중 하나를 들고 왔다. 그나마 할인율이 40%여서 샀다. '참' 한 병 안주로 양이 많았다. 잔반을 남겨두려니 집사람이 매정하게 다 먹으란다.
스시(すし, 초밥, suhsi)는 동남아에서 중국을 경유해 벼농사 재배와 함께 일본으로 전해졌다. 그때는 생선의 창자를 빼내고 쌀밥을 채워 무거운 돌로 눌렀다가 간을 맞추는 나레즈시로 불리는 옛 형태였다. 숙성돼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반년 이상 기다려야 했다. 빨리 먹고 싶은 욕구가 고조되고 식초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공 스시(스는 식초라는 뜻)가 고안돼 하루 만에 먹을 수 있는 스시가 개발됐다. 요즘 인기 있는 손으로 쥐어 뭉친 초밥인 니기리즈시(握りずし)가 스시의 주류가 된 것은 2차대전 이후부터였다. 일반 대중화된 것은 어패류 수송 시스템이 정비되고 대형 냉장고가 보급된 1970년 이후니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스시는 니기리즈시 외에도 한국 김밥의 유래가 된 후토마키즈시(太巻きずし), 주점에서 이따금 접하는 고깔 김초밥 테마키즈시(手巻きずし), 작은 공 모양의 테마리즈시(手毬ずし), 한 가지 재료만 넣은 김초밥 노리마키즈시(海苔巻きずし), 유부초밥 이나리즈시(稲荷ずし) 등 종류가 다양하다. 스시를 즈시로 발음하는 것은 스시 앞에 다른 단어가 붙으면 연탁 현상으로 즈시로 발음한다. (2024.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