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물갈비 지산점
친구와 현재 대구에서는 한 집뿐이라는 <연남물갈비> 지산점에 점심 먹으러 갔다. 홀에 '대한민국 No.1 물갈비 전문점' 고딕 글씨가 눈길을 끌었다. 테이블마다 물갈비 메뉴와 이색적 비법을 아크릴판에 찍어 붙여 놓았다. 물갈비 이름은 생소하지만, 포스터의 화려한 사진들이 먹성을 자극했다. 소 물갈비 3인분을 주문했다.
철판에 산봉우리처럼 쌓은 음식이 나왔다. 보기에 소고기의 때깔이 곱고 양이 많아 보였다. 음식 가운데 꼽힌 태극기 깃발이 인상적이다. 버너를 켜는 젊은 사장님에게 물갈비가 생소하다고 말했더니 비교적 자세히 설명해 준다. 물갈비 원조는 전주로 돼지고기를 이용하는데, 천안에서 소고기로 개발한 것이라면서 음식을 쌓은 봉우리는 독도를 상징한다고 했다. 깃발은 깃대의 철 막대가 열전도율을 높여 빠르고 고르게 익혀주는 역할을 한다고도 했다. 음식의 소소한 부분에도 아이디어가 반영됐다.
얘기를 듣는 사이 소고기가 익었다. 소고기 아래에는 콩나물과 미나리, 버섯 등 야채와 두툼한 소갈비가 두 덩이 들어있었다. 조리해 주던 사장이 갈비뼈를 발라내면서 갈비탕의 갈비가 아니고 송아지 갈비라고 했다. 뼈가 고기에서 술술 잘 빠졌다. 국물이 자박해 적당했고 고기와 야채를 버무려 놓으니, 양이 많았다. 테이블에서 사장이 직접 친절하게 설명하고 조리해 주니 더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국물은 곰탕에 깻묵 태운 것처럼 구수하고 시원했다. 고기는 다진 마늘과 고추를 섞어 소스에 찍어 먹으니 별미였다. 콩나물과 미나리, 약간의 잡채는 씹는 맛과 포만감을 느끼게 했다. 반주를 곁들었지만, 안줏감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맛보기로 밥까지 1인분 볶았다. 치즈의 부드러움과 볶음의 고소함으로 식사를 마무리했다. 배가 남산만큼 불렀다. 좌석을 파하면서 친구가 소 물갈비가 안주로 일품이겠다며 술 마시러 오자고 말했다. (2014.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