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금목정 육회 물회

그러려니하며살자 2024. 11. 6. 08:15
728x90

백화점 식당가는 쇼핑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어느 업소에 가더라도 음식이 무난하고 환경이 깨끗하고 종업원이 친절하다. 대백 프라자에 갈 일이 있어 점심시간에 맞추어 갔다. 식당 입구의 메뉴판을 보며 어느 집에 들어갈지 망설였다. 집사람이 친구들과 몇 번 왔는데 <금목정>의 상추 샤브가 좋더라고 말해 들어갔다.

메뉴판을 뒤척이다가 뜨겁고 손이 번거로운 상추 샤브보다 시원한 육회 물회를 먹고 싶었다. 집사람은 육회비빔밥을 주문했다. 종업원이 친절했다. 기본 찬부터 내다 주면서 빈 놋 접시 두 개를 준다. 메뉴가 다르니 나눠 먹을 때 사용하라고 했다. 나이 든 남자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하는 신사였다. 오후 한 시가 넘었지만, 손님이 자주 드나들었다. 놋대접에 담긴 음식이 나왔다. 같은 그릇이라도 반짝반짝 빛나는 놋그릇이 품위 있어 보였다. 우리나라 전통 고유의 민속 이미지 중에서 놋그릇이 으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집사람의 육회비빔밥에 고명으로 얹은 달걀노른자가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비빔밥에는 밥이 그릇에 깔려 나왔지만, 육회 물회에는 뚜껑이 덮인 공깃밥이 따로 나왔다. 채를 썬 배와 오이, 양파, 새싹 위에 때깔 좋은 육회가 한 움큼 올라와 있고 참깨가 먹음직스럽게 뿌려졌다. 육회를 몇 점 맛보고 야채와 버무렸다. 고기는 신선하고 국물과 야채는 시원했다. 집사람과 음식이 비슷해 나누어 먹지는 않았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식당을 나오면서 카운터 벽에 '대한민국 한식 대가' 증서가 붙어있었다. 훈장같이 장식돼 눈길을 끌었다. 사장님이 K팝 유명세처럼 K푸드도 뜨는 중이라면서, 업계에서 한식 박람회도 구상 중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음식이 맛났고 종업원과 사장님도 친절해 즐거웠다. (2024.11.3.)


대구 중구 명덕로 333 대백 프라자점 11층
육회비빔밥(13,000원)
육회 물회와 공깃밥(15,000원)
육회 물회
한식포럼에서 발행한 대한민국 한식대가 증서, 정부가 수여한 증서는 아니지만 한식 발전의 일환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