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유니짜장은 차이나타운에서

그러려니하며살자 2024. 10. 2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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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은 지인들과 만나 점심 먹는 날이다. 때는 바야흐로 금왕지절(金旺之節)이라 사람들이 각종 모임에 참석해서 달랑 세 사람이 만났다. 어디로 갈지 고민 없이 가까운 중국집으로 갔다.

많은 서민이 찾는 <차이나타운>은 대만인 가족이 운영하는 작은 중국집이다. 겉보기보다 맛집이다. 주방장이던 아버지가 연로해 이제는 홀 서빙을 맡고 아들과 며느리가 주방에서 요리한다. 목식회에서 가끔 애용하는 중식당이다. 목을 적시려고 주문한 라조육이 먼저 나왔다. 라조육은 튀긴 돼지고기에 매운 고추와 채소 등을 넣어 볶은 요리로 기름기가 없어 담백하고 매콤하다. 흔히 중화요리에서는 ~육(肉)은 돼지고기, ~기[鷄]는 닭고기를 재료로 만든 요리다. 임시회장이 가방에서 '하이트 제로' 작은 캔을 꺼냈다. 무알코올 성인용 청량음료다. 암 치료를 받아 회복 중인데 맥주 내음이라도 맡으려고 모임을 할 때는 가지고 온다. 다음 검진 때 주치의에게 음주 여부를 문의해 볼 예정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늘그막에는 누구나 병과 동거하니, 평소 마음을 굳게 하여 병을 어루만지는 생활 태도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이야기 나누는 동안 유니짜장이 나왔다. 목식회가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다. 조리가 번거로워 어떤 식당은 2인 이상 주문받지만, 한 그릇도 가능하다. 식재료를 갈고 다지고 조리해 맛이 부드럽고 고소했다. 짜장을 따뜻한 쌀밥에 비벼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짜장면, 짬뽕, 각종 요리 가격이 여느 집보다 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일에 두 번 휴무했는데 이제는 화요일 한 번만 한다. 홀 서빙하는 늙수그레한 사장님이 한국인 닮아 친근하다. (2024.10.24.)


대구 달서구 월배로69길 40(송현동)
유니짜장(8,000원)
라조육(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