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코지 하우스에서 점심 먹으며

그러려니하며살자 2024. 10. 11. 08:16
728x90


한강 작가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노벨상 문학 작가가 탄생했다. 너무나 감격스럽다. 정말 기쁜데, 한승원 소설가는 얼마나 더 좋을까. 한강 작가는 얼마나 더 더 더 좋을까.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한강 소설가님 훌륭합니다.


위대하신 세종대왕님 생각에 잠겨있는데, 집사람이 파스타 먹으러 가잔다. 점심밥이 모자라나 싶어 따라나섰다. 멀지 않다고 하기에 잡담을 들어가며 걸었더니 한참 멀었다. 욱수천 하류쯤에 <코지 하우스> 사월점이 있었다. 집사람은 며칠 전 친구와 왔었는데 맛있었다고 했다.

'아늑한 집' 뜻인 코지 하우스 상호가 좋다. 들어가니 아무 데나 앉으라고 일러준다. 빈자리가 없는 듯 했는데 더러 보였다. 은근슬쩍 느껴지는 실내의 빈티지 무드가 상호와 어울렸다. 요즘은 어지간한 식당은 테이블 오더가 설치됐다. 키오스크로 메뉴를 살펴보니 여느 곳에 비해 일이천 원은 낮은 거 같다. 아내는 새우 토마토 파스타를, 나는 제목이 별난 10$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에 손님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니 잘되는 집으로 보였다. 종업원이 친절하고 목소리도 작았다.

파스타*와 스테이크*가 나왔다. 붉은 색깔의 토마토 파스타와 잘 구워진 직사각 스테이크 두 덩이에 잘 다듬어진 양파, 파인애플, 콘 등 가니시*가 먹음직스러워 보여 바로 잘랐다. 아차, 사진을 찍어야지…. 두 개를 집사람과 같이 먹었다. 그런대로 맛이 괜찮은데 양이 모자랐다. 테이블 모니터를 살펴보고 고르곤졸라 피자*를 추가 주문했다. 잠시 뒤 나온 피자는 평소 아는 고르곤졸라 피자가 아니었다. 빵도 아닌 것이 끈적해 피자 칼로 조금씩 잘라 포크로 집어야만 했다.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고르곤졸라가 맞다면서 페스츄리 도우*로 바삭한 피자라고 했다. 꿀과 치즈가 들어가 있어 달달하고 양파처럼 몇 겹이 붙어있다. 특이했다. 집을 때 부스러기도 떨어져서 별로였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라지겠다. 피자는 같은 음식이라도 조리 방법에 따라 너무나 다른 음식인 것을 오늘 알았다. 암튼 맛있게 점심 먹고 욱수천을 따라 돌아왔다. 평화로운 오후다. (2024.10.9.)

* 파스타: 밀가루를 달걀에 반죽해 만들며 마카로니, 스파게티 따위가 대표적인 이탈리아식 국수. 
* 스테이크: 연한 쇠고기를 적당한 두께로 썰어서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뭉근히 구워 익혀서 만든다.
* 가니시: 주된 요리의 모양과 빛깔을 돋보이게 하고 맛을 더하려고 장식으로 곁들인 요리.
* 피자: 밀가루 반죽 위에 토마토, 치즈, 피망, 고기, 향료 따위를 얹어 둥글고 납작하게 구운 파이.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지방에서 유래한 음식.
* 페이스트리(페스츄리) 도우: 밀가루에 유지, 물을 섞어 반죽해 바싹하게 구운 과자 혹은 빵으로 맛과 모양이 다양하다.
※ 필래프(필라프): 밥에 고기, 새우 따위를 넣고 버터로 볶은 밥.
※ 리소토(리조또): 이탈리아 북부지방의 쌀 요리로 기름에 쌀과 채소 등을 넣어 볶다가 육수를 넣어 익히는 이탈리아식 볶음밥.


대구 수성구 성동로15길 22 (사월동)
새우 토마토 피자(8,900원). 포크 댔다가 사진을 찍었다.
10$ 스테이크(12,900). 스테이크 자른 후 사진을 찍었다. 매월 10일 6,900원 할인 행사를 한다.
고르곤졸라 피자(8,900원)
욱수천
햊볕을 쬐는 욱수천 흰뺨검둥오리. 접근해도 꿈쩍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