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달항아리 꽃병을 보고

그러려니하며살자 2024. 4. 1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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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과 아눅 사월, 수성구 천을로 231(매호동)

1.
'텃밭의 여왕' 초청으로 여러 선생님과 함께 디저트 카페 <아눅 사월>에 갔다. 우리는 그가 사전에 주문한 치킨 아보카도 샐러드와 맛있는 프렌치토스트, 바게트, 시오 빵 등으로 점심을 먹었다. 아메리카노도 마셨다. 미쿡 사람 된 기분이랄까. 카페 옆 텃밭에는 올해도 얻어먹을 채소가 따스한 햇볕을 쬐며 다소곳이 자라고 있었다. 카페를 나와서는 방문 기념으로 텃밭의 여왕이 시골에서 가져온 각종 채소를 한 보따리씩 선물 받았다. 그가 나눠주는 재미로 산다지만, 다음 번에는 내가 사야겠다.


아눅 사월의 달항아리 모양 꽃병

2.
창가의 앉았던 손님들이 하나둘 떠나자, 막혔던 창밖으로 시원한 시야가 펼쳐졌다. 파란 하늘과 푸른 산, 과수원 등이 시골 풍경을 자아냈다. 바쁜 것 없는 우리는 식후에도 느긋하게 잡담으로 시간을 보냈다. 우연히 바로 옆 꽃병에 시선이 꽂혔다. 두 손으로 작은 꽃병의 몸통을 안아 들었다. 조화인 줄 알았던 꽃이 생화이고, 화병은 작은 달항아리였다. 아름다웠다. 넋 놓고 한참 바라봤다. 달항아리를 많이 봐왔지만, 꽃이 꼽힌 것은 처음 본다. 그동안 달항아리는 아름다운 모양의 빈 항아리만 전시된 것을 봐왔다. 지금 보니 진짜 아름다움은 용도에 맞게 쓰일 때 유감없이 발휘되는 것 같다. (2024.4.12.)


백자 달항아리(보물)

3.
백자 달항아리(보물)의 다른 명칭은 보물 백자 달항아리(2005) 또는 白磁 壺, 백자 대호, 白磁大壺로 크기는 높이 41cm, 주둥이 지름 20cm, 바닥 지름 16cm, 몸통 지름 40cm다. 생긴 모양이 달덩이처럼 둥그렇고 원만하다고 하여 달항아리로 불린다. 몸체는 완전히 둥글지도 않고 부드럽고 여유 있는 둥근 모양이다. 구워지는 과정에서 한쪽이 조금 내려앉았다. 곧바로 선 굽의 지름은 입 부분의 지름보다 조금 좁다. 푸른 기가 거의 없는 투명한 백자유가 씌워졌고, 부분적으로 빙렬*이 크게 나 있으며, 표면의 색조는 우윳빛에 가깝다. 흔히 맑은 흰 빛과 너그러운 둥근 맛으로 요약되는 조선백자의 미를 대표하는 잘생긴 항아리로 꼽힌다.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 빙렬(氷裂) : 유약을 바른 표면에 가느다란 금이 가 있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