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두 녀석
티스토리를 매일 1건씩 올린다. 당분간 할만하더니 백 일쯤 지나니 올릴 ‘거리’를 찾아야 한다. 멋모르고 세월 땜질용으로 만들었으니 주제가 없고 골동(骨董)만 쌓인다. 그런데도 거리를 찾아 노닥거리면 반나절이 후딱 이다. 개설 목적은 달성하는 셈이다. 가끔 지나간 스토릴 다시 보면 그날 정경이 새삼 떠오른다. 어쩌면 기억(력) 재생에 좋다. 친구끼리 즐겨 쓰는 말로 치매 예방에 도움 되겠다. 고로 오늘도 나는 노닥댄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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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큰손주가 이를 뺐다. 제 어미가 집에서 이를 뺐다면서 사진을 보내왔다. 아이가 놀랐을까 싶어 전화했더니 생글생글 웃으면서 “괜찮아요”한다. 기특하다. 내가 어릴 때는 이를 뺀 후 까치가 물고 가라고 지붕 위에 던졌다. 초가지붕은 쉽게 성공하지만, 양철지붕은 또르르 굴러떨어져 다시 던지곤 했다. 이를 뺀 아이를 보고 동네 아이들은 ‘앞니 빠진 갈가지 우물가에 가지마라 붕어 새끼 놀린다.’라며 얼레리꼴레리 놀려댔다. 웃고 넘길 일이었건만 화를 내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게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길이었다. 그 시절엔 골목마다 아이들이 넘쳤건만 요즘은 놀이터에서도 잘 볼 수 없다. 손주가 이를 뺀 덕분에 내가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가 옛일이 눈에 선하다. 아무려면 어떠랴. 새 이가 자라고 밥 잘 먹고 무럭무럭 크면 그만인 것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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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이제 겨우 두 돌 지난 작은 손주가 깍두기를 담갔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행사로 만들었다. 고사리손으로 조몰락조몰락한 무 김치에서 단맛이 쪽쪽 날 것만 같다. 선생님이 깍두기를 작은 통에 넣어 집으로 보내왔다. ‘희망 소비자 가격: 한입에 뽀뽀 한 번’ 메모까지 더해 왔다. 우리 아이를 돌봐 주시는 선생님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녀석은 어린이집에 다니고부터 엄청나게 똑똑해지고 고집이 세졌다. ‘할부지 대봐’ 하면서 내 귀에 체온기를 대고 의사 행세를 하고, 할머니에게 매달려 감기를 몽땅 선물 주고 즈그 집으로 가버린 귀여운 녀석. 저가 사랑받는 것을 알기나 할까, 오늘 밥반찬은 깍두기다. 내겐 무가 아니라 산삼이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