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산 돌거북 모형을 보고

중앙네거리 북쪽 인도에서 <연구산 돌거북> 모형을 봤다. 모형은 2009년 중앙로에 대중교통 전용지구를 만들면서 대구시에서 대형 사고 없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만들었다. 전시한 지 십육 년이 지났는데 도무지 본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았다.
진짜 연구산 돌거북은 달구벌(대구)의 지기를 건사하려고 -시기를 알 수 없는 오래전- 비보풍수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비슬산에서 시작하는 주맥이 앞산에서 기운이 떨어져 넓은 들판(대구)에서는 기어가므로 연구산에 돌거북을 놓아 기운을 보완했다. 돌거북 머리를 남쪽 앞산으로 향하게 해 기운을 입으로 받아, 꼬리 방향의 북쪽 대구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한 것이다. 조선 시대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연구산은 대구의 진산*이다. 돌거북을 만들어 머리는 남쪽으로 꼬리는 북쪽으로 하여 지맥을 통하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연구산은 지금의 제일중학교 일대다. 산이라 할 수 없는 지형으로 보이지만, 도시가 진전하기 전까지는 성스러운 산이었다. 달맞이하는 산이라 해 월견산(月見山), 자라가 있는 산이라 해 자라 바위산, 일제강점기에는 정오를 알리는 포를 쏘아 오포산(午砲山)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제일중학교를 지으면서 비보풍수 물(物)인 줄 모른 채 돌거북을 틀어, 머리를 동쪽으로, 꼬리를 서쪽으로 묻었다. 지하철 화재 사고 이후 2003년 '달구벌 얼 찾는 모임'에서 현장 확인해 돌거북의 위치를 원래대로 바꾸었다. 시민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도모하는 일이었다. 언제 제일중학교(연구산) 진짜 돌거북을 보러 가야겠다.(2025.4.17.)
* 진산(鎭山): 도읍지나 각 고을에서 그곳을 진호(鎭護)하는 주산(主山)으로 정해서 제사하던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