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추억
의성 관덕리 삼층석탑(보물) 근황
그러려니하며살자
2025. 4. 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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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구박물관의 <의성 관덕동 석사자>(보물)가 당초 배치돼 있었던 <의성 관덕리 삼층석탑>(보물)을 만나러 갔다.
차로 100km를 달려가 목적지에 점점 가까워지자, 지난 3월 22일 발생한 산불 흔적이 역력했다. 산마루가 새까만 것이 산불이 능선을 타고 뻗어 나간 것이 확연해 보였다. 단촌면 관덕1리 마을에 들어서니, 주택가에 불이 튀어 불탄 집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온 동네가 다 탈 뻔했다. 보는 내가 섬찟한데 화재를 직접 당한 마을 사람들은 얼마나 끔찍했을지 상상됐다. 동네를 관통해 삼층 석탑이 있는 산기슭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리자 아직도 메케한 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앞뒤 옆 산을 화마가 휩쓸고 갔다. 석탑이 100m 앞이라는 이정표가 키다리처럼 서 있다. 기슭에 올라서자 멀리 탑이 보였다.
미라처럼 하얀 방염포에 싸여 있다. 다가가니 석탑 옆의 함께 있었던 석조보살좌상(경북도 문화유산) 전각은 화마에 폭삭 내려앉았다. 부서졌을 보살상은 보이지 않고 좌대만 남았으니,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으면 좋겠다. 국가 문화유산 보물인 삼층 석탑은 다행히 멀쩡한 것 같았다. 방염포에 싸여 보이지 않았으나 겉(방염포)이 멀쩡하니 속(탑)도 그러리라 믿고 싶다. 화마가 거짓말처럼 탑을 쏙 빼고 지나갔으니 희한했다. (2025.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