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28. 09:17ㆍ여행의 추억
문화유산 탐방지에서 노후한 안내(해설)판을 보면 관리청의 무성의를 느끼게 한다. 내 경우는 안내판을 먼저 본다. 글씨가 또렷하면 읽기 좋고 이해도 잘 된다. 훼손됐거나 색이 바래 식별이 곤란하면 읽기 싫다. 해당 문화유산에 관해 상식이 모자란 데다 해설 정보마저 습득하지 못하면, 그것에 관해 충분히 귀중하다는 생각이 와닿지 않거니와, 마음대로 상상하기 쉽다. 며칠 전에 ○○문중 유래비를 읽으려다 회색 돌에 깨알같이 새긴 흰색 글자가 -햇빛까지 눈이 부셔- 가독성이 떨어져 한 줄을 못 읽었다.
오늘 대구대교구 성모당(聖母堂)에 갔다가 돌판에 새겨진 글씨를 복원하는 모습을 봤다. 처음 보는 사례로 신선해 보였다. 작업자가 네임펜으로 희미해진 글씨에 한 글자씩 또박또박 까만색을 입혔다. 단순한 일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쉽지 않아 보였다. 집중력은 필수고 손이 조금이라도 떨리면 작업이 되지 않겠다. 구경하려고 인사하니, 그는 '복원사'라고 했다. 복원한 부분과 하지 않은 부분의 차이가 명료했다. 이처럼, 노후한 야외 안내판을 전수 조사해 복원하면 어떨까. 문화유산의 이미지와 정보 제고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성모당의 석재 판은 천주교 초대 대구교구장 플로리앙 드망즈* 주교 동상의 유시(諭示)였다. 성모당은 드망즈 주교의 헌신과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 믿음, 성모님에 대한 사랑과 공경으로 봉헌한 대구대교구청의 성지다. 성모 발현지인 프랑스 마사비엘 동굴을 본따 1917년 7월 착공해 1918년 8월 15일 완공했고 10월 13일 축성됐다. 대구대교구청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구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202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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